요한계시록읽기

제 14장 십사만사천과 세 천사의 외침과 세상 끝날의 추수

작성자
변정미
작성일
2021-05-30 22:05
조회
611
요한계시록 14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째는 어린양과 십사만사천에 관한 환상이고(1~5절), 둘째는 세 천사의 외침에 관한 것이며(6~12절), 셋째는 세상 끝날의 추수와 심판에 관한 환상이다(14~20절).
둘째와 셋째 사이에 주 안에서 죽은 자들의 복에 대한 하늘의 음성이 간단하게 기록되어 있다(13절).


1. 어린양과 십사만사천(1~5절)

요한은 또 "어린양이 시온산에 서 있는 것과 그와 함께 십사만사천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1절). 시온산은 메시아의 좌소이다. '십사만사천'은 계시록 7:4에서 살펴본 대로, '모든 그리스도인', 곧 '구속받은 하나님의 교회 전체'를 가리킨다(Van de Kamp).

왜냐하면, 이들은 3절에서 말하고 있는대로 "땅에서 속량함을 받은 자들"과 동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4~5절의 내용도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해당되는 표현이며 특별한 집단으로 제한할 수 없다. 이 '십사만사천'의 이마에 어린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을 쓴 것이 있었다(1하). 이것은 이들이 어린양 예수그리스도와 하나님 아버지께 속한 자임을 말해 준다.

요한이 또 하늘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는데, "많은 물소리도 같고 큰 우렛소리와도 같은데, 내가 들은 소리는 거문고 타는 것 같더라."고 한다(2절). '많은 물소리'와 '큰 우렛소리'는 위엄 있음을 뜻하며, '거문고'라고 번역된 단어는 원래 '키타라'로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옛날 악기인데, 하프와 비슷하다. 따라서 거문고 타는 것과 같은 소리는 아름다운 소리를 뜻한다.

그들이 '보좌와 네 생물과 장로들 앞에서 부른 새 노래'(3상)는 구속함을 받은 성도들이 부르는 노래,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신령한 노래를 뜻한다. 그런데 "땅에서 속량함을 받은 십사만사천 밖에는 능히 이 노래를 배울 자가 없더라."고 한다(3하).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십사만사천'은 곧 '땅에서 속량함을 받은 자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이 세상에서 구원받은 자들의 총수를 의미하며, 특정인 그룹으로 제한할 수 없다.

4~5절에는 이들이 어떤 자들인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먼저 이들은 '여자로 더불어 더럽히지 아니하고 순결한 자'이다. 이들은 여자 곧 타락한 이 세상과 타협하지 아니하고 순결을 지킨 자이다. 그리고 '어린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자'이다. 이것은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순종을 뜻한다. 구원받은 성도들은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그를 따른다(요10:27).

그리고 이들은 "사람 가운데에서 속량함을 받아 처음 익은 열매로 하나님과 어린양에게 속한 자들"이다(4하). 이것은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택함 받아 하나님께 바쳐진 것을 의미한다(Hendriksen). 즉 여기의 '첫 열매(aparche)는 앞으로 열릴 많은 열매들 가운데서 '처음 열매라는 의미보다도 '하나님께 바쳐졌다'는 의미가 강하다(Van de Kamp, Beale).

따라서 구약에서의 원래 의미인 '여러 열매들 가운데서 수확하는 처음 열매'라는 의미가 여기서는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택함 받아 하나님께 바쳐진 거룩한, 귀한 열매'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cf.렘2:3). 또한 이들은 '그 입에는 거짓말이 없고 흠이 없는 자들'이라고 한다(5절). 이것 역시 모든 성도들, 곧 참된 성도들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2. 첫째 천사의 외침(6-7절)

6~12절은 세 천사의 외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천사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경고하면서, 오직 하나님을 경배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천사가 공중에 날아가는데, 땅에 거주하는 자들에게 전할 '영원한 복음'을 가지고 있었다(6절). 세상은 변하지만, 복음은 영원하다(마24:35, 벧전1:23~25). 이 천사가 큰 음성으로 외친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는 것이다(7상). 그 이유는 "그(하나님)의 심판의 시간이 이르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들의 근원을 만드신 이를 경배하라."고 외친다(7하). 하나님의 엄위하신 심판을 앞에 두고 있는 우리는 우상 숭배를 버리고 오직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을 경배해야만 한다.


3. 둘째 천사의 외침(8절)

이어서 나오는 둘째 천사는 세상에 대한 심판이 행해졌음을 외친다.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모든 나라에게 그의 음행으로 말미암아 진노의 포도주를 먹이던 자로다."(8절). '큰 성 바벨론'은 성도들을 핍박하는 세상을 의미한다(cf. 요일2:15-17). 바벨론은 예루살렘과 성전을 파괴하고 유대 민족을 포로로 잡아갔으며, 다윗 왕조의 통치를 종식시켰다(왕하25장). 그래서 바벨론은 세상 권세를 가리키는 명칭이 되었다. 이 세상 권세는 여러 제국들을 통해 나타났으며,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를 대적하고 있다(시2편). 요한이 이 계시를 받았을 때, 이 바벨론은 로마였다. 여기 이 구절에서는 적그리스도적인 세상 나라를 의미한다(Greijdanus).

'바벨론(세상)'은 '크다'는 것을 자랑한다. 외적인 위용과 세력을 자랑한다. 이것은 '거룩하다'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거룩한 성(교회)과 대비된다. 또 바벨론은 "모든 나라에게 그의 음행으로 말미암아 진노의 포도주를 먹이던 자"이다. 여기서 '음행'은 영적인 의미가 주된 것이다. 곧 하나님을 떠나 우상을 섬기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우상 숭배에는 물론 도덕적 타락이 따라오며, 그 가운데에는 육적 음행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바벨론이 '무너졌다'. 여기에 '무너졌다'는 말이 두 번 반복된 것은 확실함을 강조하며, 아오리스트(aorist)로 표현된 것은 미래에 일어날 일을 이미 일어난 것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환상(vision)'이니까 얼마든지 미래 일을 현재에 보여줄 수 있다. '환상'에서는 시간에 구애 받지 않으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 사이의 시간 이동이 자유롭다. 하나님이 보여주시고 싶은 것을 뜻대로 보여주신다.



4. 셋째 천사의 외침(9~12절)

이어서 셋째 천사가 강력한 경고를 발한다. 그 핵심 내용은 누구든지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면, 하나님의 진노의 포도주를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짐승'은 13장에 나오는 첫째 짐승인데, 하나님의 백성을 핍박하는 세상 권세, 세상 제국들의 화신이다. 요한 당시에는 로마 제국이었으며, 그 정점에 로마 황제가 있었다. 따라서 그의 우상은 바로 당시 로마 황제의 우상(동상)을 말하며, 그 앞에 엎드려 경배하면,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 우상에게 경배하는 자는 불과 유황으로 고난을 받게 될 것이며, 그 고난의 연기가 세세토록 올라갈 것이라고 말한다(10하, 11상). 이것은 그 고통이 끝이 없을 것임을 말한다. 그리고 영원토록 '안식'이 없을 것이다(11하).

따라서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인내'이다. "성도들의 인내가 여기 있나니 그들은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자니라."(12절). 참된 믿음은 어떠한 핍박과 환난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인내를 통해 증명된다. 따라서 예수에 대한 믿음과 하나님의 계명을 끝까지 붙드는 인내가 요구된다.



5.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의 복(13절)

요한은 또 하늘에서 나는 음성을 들었다. "기록하라. 지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13상). '주 안에서 죽는 자'는 황제 숭배를 거부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끝까지 지킨 자를 말한다. 그래서 주 안에서, 믿음 안에서 죽는 자를 말한다. 이런 사람이 "저희 수고를 그치고 쉴 것"이다(13하). 이것은 안식을 의미한다. 참된 안식은 아무 것도 안하는 거이 아니라, 고생과 수고를 그치고, 주 안에서 참된 생명을 누리는 것, 하나님과의 복된 교제를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주 안에서 죽은 자들은 낙원(천당, 천국)에서 영생을 누린다(계6:9~11, 롬2:7). 성도는 죽으면 그 '영혼(psyche)'이 즉시 낙원으로 간다(눅23:43, 마10:28,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제57문의 답). 이들이 복있는 이유는 "그들의 행한 일이 따르기 때문"이다(13하). 이것은 그들의 행한 일에 대한 보상이 있음을 말한다.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그 행한 대로 보응하신다(롬2:6). 이처럼 이 세상에서 우상에게 절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끝까지 지킨 자들에게는 안식과 영생으로 갚아 주신다.



6. 세상 끝날의 추수와 심판(14~20절)

이어서 14~20절의 환상은 세상 끝날의 추수와 심판을 보여준다. 먼저 요한은 흰 구름 위에 '사람의 아들'과 같은 이가 앉은 것을 보았는데(14절), 이는 인자, 곧 예수님을 가리킨다. '...과 같은 이'란 표현은 환상 소겡서 본 모습이라서 사용되었다.

사실 세계의 실체 자체와는 구별된다. '흰 구름' 위에 있다는 것은 영광 중에 오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묘사한 것인데, 심파하러 오시는 것을 의미한다. 그 머리에 '금 면류관'이 있다는 것은 승리의 면류관, 영광의 면류관을 의미한다. 그 손에 '예리한 낫'을 가졌다는 것은 추수를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천사가 성전에서부터 나와서(cf. 계15:6, 16:17), 구름 위에 앉은 이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외쳤다. "네 낫을 휘둘러 거두라. 거둘 때가 이르러 땅에 곡식이 다 익었음이로다."(15절). 이것은 이 세상의 역사가 끝나서 마지막 추수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구름 위에 앉은 이가 낫을 휘둘러 곡식을 거두어 들였다. 이것은 영적인 추수, 곧 알곡을 하나님의 곳간에 거두어 들이는 것을 말한다(마3:12. 13:30).

이어서 17~20절은 땅에 대한 심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예리한 낫을 가진 천사가 등장한다(17절). 그리고 불을 다스리는 천사가 제단으로부터 나와서 예리한 낫을 가진 천사에게 큰 음성으로 말한다. "네 예리한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송이를 거두라. 그 포도가 익었느니라."(18절). 여기서 땅의 '포도송이'는 악인 전체를 말하고, '포도'는 악인 개개인을 말한다.

그래서 천사가 낫을 땅에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 하나님의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졌다(19절). 이것은 심판을 말한다. 세상 끝날의 마지막 심판을 말한다. 20절에 보면, "성 밖에서 그 틀이 밟히니, 틀에서 피가 나서 말굴레까지 닿았고, 일천육백 스타디온에 퍼졌더라."고 한다(20절). 여기서 스타디온(stadion)은 로마의 길이 단위인데, 1스타디온은 600헬라 피트이며, 약 180미터가 된다. 따라서 1,600스타디온은 약 300km가 된다.

이것은 엄청 멀다. 이 세상의 어떤 포도주 틀이라 할지라도 300km가지 튀기는 것은 없다. 따라서 이것은 1,600 스타디온에 대해 문자적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하는 것을 말해 준다. 1,600은 4*4*10*10으로서, 4는 우주 또는 온 세상의 수이며, 10은 완전수이다. 따라서 이것은 심판이 온 세상으로 널리 퍼진다는 것, 곧 심판의 광범위성(우주성)과 또한 심판의 준엄함과 무서움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