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강남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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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지난 5년여 동안, 강남역교회 노숙인 성도들과 함께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3~4년 여 참석하였던 한 세대는 가고, 일여 년 전부터 새로운 얼굴의 또 한 세대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난한 자 같으나 부한 자들입니다. 예수님의 거룩하고 보배로운 보혈의 복음이 성령님의 역사로 저들의 심령에 뿌려져 뿌리내려져 가고 있음이 예배시간 진중한 그들의 표정과 고백에 드러남을 보니 그러합니다. 병들고 약해진 손에 들린 죄의 짐들과 어깨에 걸쳐진 짓누르는 인생의 질고들이 말씀이 역사하여 하나님의 자녀로 평온한 생명의 꽃을 피워감이 보이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일주일 내 이 거리 저 거리를 헤매다, 월요 저녁 4시 각자의 무거운 짐들을 지고 예배에 속속히 참석하는 그들의 가볍고 설레는 발걸음과 모습들이 혹 그 동기가 한 끼 도시락과 용돈에 있다 할지라도 그러합니다.
한 봉사자 권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분들을 아무리 열심히 섬겨도 강남은혜교회 교인이 되어서 교회를 부흥시키거나 사역자들이 되는 것이 아님에도 이렇게 이들을 섬겨가는 것이 참으로 대단한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권사님의 격려가 큰 힘이 되지만, 그건 제가 받기에 가당하지 않은 말씀임과 동시에, 한편으로, 영광의 하늘 보좌를 떠나셔서 한 마리의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오신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위임하셔서 찾으라 하신 양이라면, 더 낮고 낮은 곳이라도 가는 것이 옳고 옳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길을 감에 있어 모든 사역자들의 육체와 영혼과 마음에 하나님의 크신 위로와 성령님의 능력이 늘 함께 해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급강하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의 도움에 발을 내딛지 못하는 연약한 분들을 아주 작지만 평안한 거처로 인도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적극적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 명당 40~ 50만원씩의 첫 달 고시원비를 내면, 구청과 연계되어 주거급여를 받게 되니 그렇게라도 이제 한 분씩 거처를 정해드리고자 합니다. 기도와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참, 한 권사님은 정부의 두 번 민생회복 지원금을 이분들을 위해 추석에 사용하였으면 좋겠다고 보내주셨습니다. 공휴일 식당의 휴무로 식사 대신 송편과 음료 과일 등과 함께 만 원씩 식사비를 전해 드렸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무더운 여름이 곧 지나 버렸고,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또 예상하건대, 이제 곧 얼어버릴 ‘눈의 겨울’이 금방 올 것입니다. 우리를 따뜻한 겨울로 보내게 하실 무한히 선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이들에게도 선한 도움의 손길로 다가와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