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선을 넘어가지 마세요

17
1월

훈계를 굳게 잡아 놓치지 말고 지키라 이것이 네 생명이니라 (잠언4:13)

며칠 전(5월 1일), 미국의 현역 군인 한 사람이 하와이섬(빅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 화산을 등산하던 중, 화산 분화구를 자세히 보기 위해 바짝 다가갔다가 약 91m 높이 절벽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다행히 분화구 입구로부터 20m 지점 툭 튀어나온 바위에 몸이 걸려 약 3시간 만에 구조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온 몸에 화산의 열기로 화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아마 죽을 힘을 다해 버텼을 것입니다. 극심한 공포 속에서 얼마나 두렵고 후회스러웠을까요.

킬라우에아 화산은 해발 1,222m로 1983년부터 지속적으로 분화(폭발)되고 있고, 언제 또다시 폭발할지 모르는 세계에서 활동이 가장 활발한 활화산 중 하나라고 합니다. 2018년 4월 말 폭발로 약 2주간 5.0 규모 지진이 일어나 많은 이재민과 가옥 손실이 발생했던 곳입니다.

이런 위험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폭발 때 흘러나온 용암이 굳어진 상태의 분화구 위를 걸어보거나, 태평양 푸른 바다에 신비한 모습으로 둥둥 떠 아직 모락거리며 솟아나는 화산의 연기를 바라보며 드라이버 하고자 찾습니다. 위험은 공존하나 관광의 만족을 채우고자 킬라우에아 화산을 방문한다면 반드시 안전수칙을 지켜야만 합니다. 그어진 금을 넘어가거나 철책을 들추어서 기어들어가서는 안됩니다. 출입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반드시 안전요원의 지시를 따르며, 궁금증을 제한하는 불편한 어떤 규칙이라도 무엇이든 지켜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나거나 생명을 잃습니다.

태초에도 그랬습니다. 그어 놓았던 안전선을 넘어 들어간 에덴의 첫사람을 떠올려보십시오. 얼마나 완벽한 환경이었습니까. 얼마나 아름다운 삶이었습니까. 속삭이는 사단의 거짓에만 넘어가지 않았다면, 인간의 존귀함은 지금처럼 짓밟히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단은 인간의 약점을 알고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우리가 지켜야하는 안전선, 넘어서는 안되는 중앙선을 넘어야만 만족스러운 것들로 채워진다는 거짓말로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가끔 정도를 벗어나 일탈을 하고 분화구 가까이 갔더니 다행히 운이 좋아서, 20m 지점에 툭 튀어 나온 바위에 몸이 걸렸습니까. 그러나 화상으로 견디기 힘든 치료의 과정, 재활의 과정을 지나야만 하는 값치루기가 보통 극난한 일이 아닙니다. 자칫 화산의 분화구 바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안전선을 넘어서는 절대로 없습니다. 숨죽이고 있던 화산이 갑자기 펄펄끓는 700도의 용암을 용트림하며 뿜어내지 않는다는 보장은 가까이 가서는 절대로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중앙선 건너 반대편에 아무런 차가 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백미러 뒤에 아무런 움직임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그어둔 갓길에 비상 주차 하기 전에는 처참한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적어도 없습니다.

아무리 급하고, 아무리 호기심이 하늘을 찌르고, 아무리 내 마음이 혼란하여 시원한, 혹 뜨거운 열기의 화산분화구를 보고 싶다 하더라도 금지된 곳 위험한 곳은 절대로 가까이 가지 마세요. 안전선을 넘지 마세요. 정신을 차리세요. 달콤한 세상의 흐름에 속지 마세요.

시원한 비커 안에 한 마리의 개구리처럼 편안한 잠을 자도록 나태하게 하거나, 모든 고통을 잊어버리도록 하는 마법의 약을 건네받아 복용하고 포효하는 파도 속을 춤추며 걸어가 뛰어내리도록 하는 작전들을 사단은 골고루도 갖추고 있습니다. 누가 떨어지려고 위험 모서리에서 셀카를 찍을 것이며, 누가 그 뜨거운 분화구의 열기에 화상을 입으려고, 누가 지옥같은 공포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곳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까.

고개를 돌리십시오, 귀를 막으십시오. 오직 우리의 머리를 하나님의 발 앞에 두고, 오직 우리의 귀를 하나님의 말씀에 기울이십시오.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거룩하게, 의롭게, 지혜롭게!

내 아들아, 훈계를 굳게 잡아 놓치지 말고 지키라 이것이 네 생명이니라 (잠4:13)

변정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