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강남역교회

25
3월

“가난한 자와 부한 자가 함께 살거니와 그 모두를 지으신 이는 여호와이시니라”(잠22:2)

 

1월 19일. 김ㅇ훈 입소 남, 60세
2월 23일. 송 ㅇ입소 남, 53세
3월 4일. 허ㅇ민 입소 남, 37세

 

1월부터 3명의 형제가 긴급쉼터에 입소하였습니다. 거실 없이, 큰 방을 문 하나로 둘로 나눈 구조여서 방이 2개이지만 성인 남성 세 명으로 꽉 차게 되었습니다. 잊을 만하면 가고, 또 잊을 만하면 가서 주민센터에서도 더 이상 노숙인 신청을 받기가 곤란하다고 했습니다. 왜 국가가 하는 복지센터에 보내지 그러시냐고 하였습니다.

 

코로나 직전부터 이 사역이 시작되어 많은 형제 자매들을 고시원 등에 보내기를 시도하고 다시서기센터에도 방문해서 부탁했지만, 가정에서도 견디지 못하고 나온 이들은 거기에서도 설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가끔, ‘왜 이 일을 하며 왜 나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에, 그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더욱 하늘의 하나님께로 향하여 기도하도록 했습니다.

 

여러 긴장 상태 가운데, 주민센터에 주소를 등록하고, 지하철 역사에서 증명사진을 찍어 주민증을 새로 발급받고, 긴급생계비를 신청하고, 기초수급을 신청하였습니다. 한 형제는 주소 말소 기간이 길어 56,000원의 과태료를 내야 했습니다. 감사하게 모두 3개월간 긴급생계비를 지원받게 되었고 기초수급 심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 형제는 철심이 든 상태로 치료받지 못하여 퉁퉁 부어 제대로 걷지 못하여 정형외과에 갔습니다. 수술을 요하는 상태라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3월 26일(목) 보라매 병원에 가게 됩니다.

 

그 사이 두 형제의 몇 개 남지 않은 치아를 치료하기 위해 치과에 갔습니다. 이들 모두, 치아가 다 흔들리고 잇몸이 약하여 전체 치료를 하여야 하는데 각자 68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하였습니다. 이런저런 방식을 의논해 보았지만 다른 답을 찾을 수 없어 그냥 돌아 나왔습니다. 한동안 서로 말이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 가운데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확실한 예언으로 그들을 위로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풀어 주셔서 치아가 치료될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당장 아파서 발치를 하고 싶어했지만, 치료 전에 이를 뽑게 되면 그나마 조금씩 먹을 수 있는 기능도 저하될 것 같아 일단은 진통제를 복용하고 이를 잘 닦기로 했습니다.

 

쉼터는 2년의 계약을 했으니 수급비로 한 달에 50만 원씩 2년이면 1,000~1,200만 원을 모을 수 있다. 그 돈으로 영구임대아파트나 다른 곳 월세 보증금으로 모으자 했는데, 치아에 대한 계산이 누락 되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치과가 있을 것 같아 여러 곳을 알아보았지만 찾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변함없으신 자비의 하나님께서 이들에게 은혜 베풀어 주셔서 치아 치료 또한 잘 될 것을 믿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 나이에 이가 뭐가 중요해’라는 질문지에, 한 끼의 맛있는 식사를 위해, 통증 없고 아픔 없는 하나님의 존귀한 사람의 삶을 위해서라고 답해봅니다.

 

여러 가지 필요를 위해 함께 마트와 다이소를 다니며 생필품과 식료품을 샀습니다. 하나를 채우면 하나가 필요했습니다. 한 번도 해보지 않던 “당근”이라는 앱을 통해 중고 물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거나 나눔을 받고 후원자들께서 이불과 베개, 신발, 선풍기, 지갑, 크로스 백 등을 조달받게 되었습니다. 부식을 조달해 주시는 이성이 권사님의 식당과, 쌀과 김치를 제공해 주신 가브리엘 김정희 권사님께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늘 예배를 위해 수고하시는 샘물교회 정일영장로님과 도시락 포장과 배달을 해 주시는 최정순 권사님을 비롯한 봉사팀들, 그리고 멀리 운반해 주시는 장로님들, 권사님들 집사님들이 안 계신다면 이 사역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쉴 틈 없이 진행되던 입소과정에서 제일 먼저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입소자들이 잘 지낼 수 있을까였습니다.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여러 차례에 걸쳐 선정했지만, 혹시라도 의견충돌이 있을지, 힘의 논리가 개입된 갑을관계가 형성되지나 않을지, 쉼터에서 술을 먹지나 않을지 등등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명백한 기우였습니다.

 

세 형제는 모두가 차분하고 부드러운 성향이었습니다. 제일 시끄럽고 높은 톤은 저뿐입니다. 더구나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그들은 자기의 역할을 잘 찾아 생활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식사를 준비하면 한 사람은 설거지를 하고, 또 각자 자신의 물품을 잘 정리하고 방을 청소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리가 아파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아픈 형을 위해서 지팡이를 구해주고, 세탁물을 돌려주며 발톱을 깎아주고 떨어진 옷을 바늘로 기워주며 서로를 챙겨주었습니다. 차가운 바닥에 박스를 깔고 덮을 것 없이 웅크리고 자던 그들, 어떻게 하루를 지내게 될지, 고통이 일상이 되어버린 그들에게 보일러가 켜진 따뜻한 방에서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으며 갓 지은 따뜻한 밥과 음식을 먹고 생활할 수 있게 된 것을 생각할 때마다 얼마나 감사한지, 그 형제들에게 다그치며 물어봅니다.

 

“와 진짜 감사하지? 진짜 감사하지?”

“네 감사해요, 정말 감사해요!”

 

듬성듬성 빠진 치아 사이로 흐르는 순수하고 맑은 어린아이의 웃음에 지친 마음이 정화되었습니다. 매섭게 불던 차가운 바람, 미끄럽고 두터운 눈길, 살을 에던 그 겨울이 지나 창밖에 어느새 모란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따스한 봄의 바람이 선물해 준 파릇한 새순, 노랗고 하얗고 연한 분홍의 꽃들의 이 아름다움의 날들, 봄바람을 그들 인생에도 선사해 주고 싶었던 것 뿐이었는데 이 작은 보람의 기쁨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이 사역에 동참한 모든 분께도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길 바랍니다.

 

또한 가난한 자와 부한 자가 함께 살도록 그 모두를 지으신 이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이런 사역이 존재함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네 주님, 하나님께서 지으신 하나님의 자녀들을 붙여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들을 먼지 더미에서 일으키시고, 거름더미에서 들어 세워주소서, 새로운 인생이 있음을 알고 영과 육이 건강하게 거듭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도록 도와주시고, 아직 노숙하고 있는 형제 자매들에게도 제 3의 쉼터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1. 글씨를 아직 깨치지 못한 한 형제는 한글 기초 공부를 하면서 창세기를 하루에 한 절씩 쓰고 있습니다. 나머지 두 형제는 신명기를 필사하고 있습니다. 혹시 한 달에 한 번씩, 하루에 두 시간 정도 봉사해 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당번을 정해 그들의 일상을 돌봐 주시고, 말씀으로 위로를 주시고 기도해 주시면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데 큰 발판이 될 것입니다.

2. 치과 치료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