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2월 강남역교회

14
2월

[긴급셀터]

 

한 방을 얻었습니다. 강남역과 가까운 교대역 바로 옆에 있는 재건축을 앞둔 허름한 주택을 무명이기를 원하는 한 권사님의 헌신과 집주인 권사님의 배려로 노숙인을 위한 긴급피난처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고시원 입소를 거절당한 가장 약하고 어려우며 병든 한 형제(65년생, 김0훈)를 방에 들였습니다. 주민센터에 가서 주소를 살리고, 상황을 말하고 기초수급생활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너무나도 약하고 병든 모습을 보고 구청에서 바로 긴급생계 결정이 이뤄져 압류방지용 통장을 만들고, 3개월 긴급생계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부근 노인 복지센터에 등록하여 점심을 4,000원에 먹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기초수급대상자 심사 중에 있습니다. 속히 결정되고 안정되어 장차 영구 임대 아파트에라도 들어갈 수 있도록 여기에서 훈련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직 이 형제가 독립적으로 생활하기에는 너무나도 멀고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형제는 약 10여년 전에 교통사고로 철심을 넣는 수술 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고 그 상태로 노숙을 하다 보니 다리가 놋 색깔의 나무토막처럼 딱딱해져 있고 피부는 다 헐어 있으며, 발목은 어린아이처럼 가늘며, 발등은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인근 정형외과에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이건 수술할 상황이라고 여러 가지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잘 되어 있는 보라매 병원으로 가라고 진료의뢰서를 주었습니다. 대기 환자가 있어서 3월 31일에야 예약이 되었습니다. 바르는 연고도 줄 수 없다고 하여 계속하여 씻고 소독하며 염증을 갈아 앉히는 약을 뿌렸더니, 그래도 그렇게 퉁퉁 부어 있던 발등과 발이 나아가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이제 치과에 가자고 했더니 “치과는 안 갈래유” 하였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몸도 조금 돋워지면 치과에도 데리고 가려고 합니다. 오랜 습관으로 계속 강남역에 나가 있고, 아직 길이 서툴러 데리러 다닐 때가 있습니다. 하루는 그 형제가 말했습니다. “내가 뭐가 이뻐서 찾으러 다녀유?”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는 적어도 자신이 어떠함을 알아차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도 하나님께 여쭈었습니다. ‘하나님, 제가 뭐가 이뻐서 아들을 보내 주셨습니까? 왜 찾고 찾으셨습니까?’
저의 초라함을 돌아보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세탁기가 있어야 하는데, 마침 한 신실한 청년이 이사를 하면서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드럼 건조 세탁기를 헌납하여서 설치하고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형제를 만나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냄새가 나서 머리가 아파 너무 힘든 상황이었는데, 이제 세탁기로 세탁을 하고 만날 때마다 밖에서 지키면서 샤워를 하도록 하여 너무나도 깨끗하게 되었습니다. 샴푸를 사용했는지 아닌지 검사도 합니다.

이 형제가 외출할 때는 또 자매를 데리고 와서 샤워를 합니다. 월요일 사역과 이런 사역들은 매일의 비용이 듭니다. 이들은 어린애들이 부모에게 요구하듯, 필요한 모든 것을 말합니다. 약 사주세요. 밥 사주세요. 빵 사주세요. 티머니 충전해 주세요. 속옷 사주세요. 면티 사주세요… 일 하러 가게 차비 좀 주세요… 거절을 당해 보았기에 거절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출처가 어디일지, 또 언제일지 모르지만, 강남역이 기록돼 있는 같은 지도의 지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니 함께 지내라고 오늘도 생명 있게 하신 하나님께서 채워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래 참고 사랑으로 행하라는 말씀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가끔 힘들고 신경이 곤두설 때가 있습니다. 제 마음이 이런 일을 감당하기에 합당할 만큼 더 착하고 여유가 넘치도록 기도해 주세요.

다가오는 설날 연휴 16일 월요일은, 권현석 장로님과 이성이 권사님 식당에서 끓여주시는 맛있는 떡국을 제공하게 됩니다. 분당샘물교회의 장로님과 도시락 포장과 운반해 주시는 봉사자들의 손길들도 감사합니다. 강남역은 아직 춥지만 이렇게 변함없이 봉사하시는 분들의 아름다운 손길들로 따뜻함을 누리고 있습니다. 설 연휴 잘 보내시기를 축복합니다.
이 추위도 조금만 더 견디면 이제 곧 말씀을 보내어서 얼음을 녹이시고 바람을 불게 하신즉 졸졸졸 계곡의 물이 흐를 것입니다.(시147:18). 할렐루야!